[COC] 여름을 말리어 심장에 꽂는 방법 세션백업_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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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탐사자는 열람 주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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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적시던 비는 어느새 폭우가 되어 내리는 중입니다.
개학을 하루 앞둔 지금, 당신은 집에 홀러 남아있습니다.
말발굽 소리철럼 휘몰아치는 비,
색을 잃은 잿빛 하늘, 습한 여름.
기승을 부리는 여름은 꺾일 기미 하나 보이지 않으매
비는 더위를 감추지 못합니다.
특별한 것 없는 일상입니다.
당신은 괜히 강수량에 대해 떠드는 뉴스에 집중하다 보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7 |
| 판정결과: | 실패 |
쏴아아-
매서운 빗소리가 끊이지 않습니다.
이 비는 언제 즈음 그칠까요?
다시 들어봅시다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끊이지 않는 빗소리, 그 사이 이질적인 소리도 함께 들립니다.
“8월 하순을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의 강수량이….”
빗소리보다 조금 더 거칠고, 무게 있는 소리가 들립니다.
귀를 기울일 필요는 없습니다.
앵커가 무어라 하든, 그 소리는 점점 더 선명해지니까요.
“새벽부터 시작된 비는 전국을 강타했습니다.”
“시간당 100mm로 인천 전역을 시작해 전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으며,”
“기습폭우로 인한 피해 역시 속출하는 중입니다.”
확실하게, 누군가가 현관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택배를 시켰던가요?
누가 집에 방문하기로 했던가요?
그러나 당신이 어떤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팟-
몇 가지 소리와 함께 가전제품들의 불이 꺼집니다.
정전입니다.
우중충한 하늘 덕에, 잿빛이 슬금 들어온 집안은 낮임에도 어둑하네요.
인터폰마저 지직, 뚝.
아랑곳하지 않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끊이지 않습니다.
어째 예감이 좋지 않네요.
문을 열어줄 건가요?
아님, 조용히 그 누군가를 무시할 건가요?
누구세요?? (문 너머로 소리친다)
“…”
“…세화야?”
다행히도 이름 모를 방문객은 아닌 모양입니다.
꽤 익숙한 목소리…
그래요, 하미인 것 같은데.
비가 힘껏 쏟아지는 창밖을 보면,
어떤 이유에서 연락도 없이 찾아왔을지 쉬이 예상되지 않습니다.
문이 열리고, 문 앞에 선 상대를 확인하면…
뚝, 뚝.
흥건히 젖은 바닥이 보입니다
그리고, 물벼락을 맞은 듯 푹 젖은 옷을 입은 하미도 함께.
빗물이 방울방울 매달린 머리카락,
하염없이 물이 떨어지는 옷, 또….
당신을 부르는, 파리한 인상의 하미.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하미의 불안한 눈길이 당신을 향합니다.
한참을 살피더니, 이유 모를 한숨도 함께 뱉네요.
...무엇이?
누나 일단 안에 들어가서 얘기하자..!
감기 걸리면 어떡해!
하미는 언제 그랬냐는 듯
태연한 낯으로 대꾸합니다
수건이랑 옷 좀 빌려줄래?
당신이 하미를 집안으로 들이고
주변을 둘러보면...
네모난 상자 속 [뉴스]는 여전히 이번 기습폭우를 다루고 있으며,
[화장실]에 뽀송한 수건이 있을거란 기억과
[부엌] 찬장에 고이 모셔둔 티백이 있었다는 기억이 떠오릅니다
[하미]는 집안에 들어왔지만 젖은 탓에 서 있네요.
습기 가득한 눅눅한 하루라 해도 수건은 뽀송한게 제구실을 할 수 있겠습니다.
음...(하나 더 가져가려다 말고 나온다)
당신이 수건을 꺼내려는 순간....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9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가지런히 놓인 칫솔이 눈에 밟힙니다.
…원래 저런 색이었던가요?
(원래 무슨 색이었는지 떠올려본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82 |
| 판정결과: | 실패 |
저런 색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미에게 수건을 건네줍니다)
누나 일단 여기 수건!!
수건을 건네주려던 순간!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60 |
| 판정결과: | 실패 |
우당탕탕!
발이 꼬여 넘어질 뻔 했으나!!
다가오던 하미가 붙잡아줘서 겨우 넘어지지 않습니다!
돼지...
아
나 돼지 아니야!
헉
어떻게 알았어
참내..
너 잡아주느라 힘도 없어~
너가 닦아줘
내가?
응, 싫어?
(수건으로 하미를 닦아줍니다)
(물기하나없이 꼼꼼하게..)
어때?
헐..!
내 얼굴을 봐서라도 5점 만점에 6점은 줘야지~
누나 한정 서비스인데도..?!
으응..나, 옷도 가지고 올게....! (후다닥 뛰어가요)
부끄러움 타는건가요?
아무튼간에 당신은 대충 하미가 갈아입을 수 있을만한 옷을 가지고 돌아오면
당신을 기다리던 하미는
아까랑 달리 다소 창백한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따라 이상한 것 같기도 하고...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1 |
| 판정결과: | 실패 |
찰나,
하미의 손등 위로 여린 푸른빛이 반짝거립니다.
누나 다쳤어?
다시 살펴봐도 하미의 손등은 멀쩡하기만 합니다.
하미를 기다리는 동안
뭘 하고 있을건가요?
(부엌으로 갑니다)
찬장에는 티백이 여러 개 놓여있었습니다.
어디서 받았던 건지, 직접 산 건지 기억은 흐릿하지만요.
당신이 찬장 문을 열어보니...
덜컹,
내부는 텅 비어있습니다.
분명 많이 남아있었는데, 함께 사는 가족이 모두 먹었을까요?
뭐야 언제 다 먹었어!
아 형!!!
손민수인지 뭔지 한다더니 그새 다 마신거야??
누나한테 줄 거 없나..?
한 번 뒤져봅시다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1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잘 뒤적거려 보니
코코아 가루 2봉지를 찾았습니다
핫초코 만들어야지~
(우유를 데워서 코코아 가루를 넣어줍니다)
본인꺼나 하나 타시죠
누나 혼자 마시면 좀 그러려나? 내 것도 타야겠다~
(핫초코 2잔을 만듭니다)
당신이 코코아를 다 준비할 때
옷을 갈아입은 하미가 방에서 나옵니다
(코코아를 가져오며) 자, 이거 마셔 누나~
내가 만들어서 더 맛있을걸?
그래도 좀 더 맛있는 것 같을지도?ㅋㅋㅋ
내 정성이 들어가서 그래
몸은 좀 괜찮아?
쏴아아
비는 약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어느정도 물기가 마른 하미는 간간히 멍한 표정을 짓습니다.
이질적인 하루입니다.
폭우와 정전, 빗방울과 하미,
아주 조용하고 평화로운 여름.
내일은 개학식이니 하미도 일찍 집에 돌아가야겠죠.
폭우에 하미의 아버지가 걱정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누나 집엔 어떻게 돌아갈거야?
비가 많이 오는데...
우리집에서 자기엔...내일 개학하잖아.....
고민 좀 해보지 뭐
그러니까 여친 좀 놀아주시죠? (킥킥)
개학 전 날이니까 누나 하고싶은 거 다 하자~
(끌려간다)
끝내주는 생각이지?(뻔뻔
나는 누나가 하는거면 다 좋아~ (하미 머리 살살 건드리며)
평소처럼 시시콜콜한 얘기나 나누면서
시간을 즐기다보면
하미가 당신을 부릅니다.
당신의 이름이 허공을 둥둥 부유합니다.
나지막한 소리에 고개를 돌리면, 사뭇 진지한 표정의 그가 보입니다.
하미의 손등에 새겨졌던 빛이,
헛것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이.
당신만을 오롯이 담은 그 눈에 푸른빛이 스칩니다.
동시에, 하미의 피부 위로 기하학적인 형태의 무늬가 그려집니다.
마치 별자리처럼....
지금 당신은 무얼 보고 있는거죠?
이번에는 잘 될 거니까,
기억할거라 믿을게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당신은 지금 이 상황,
이 공간이 너무나도 고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비가 그쳤던가요?
창밖을 바라보면 비는 그치지 않았습니다.
아니, 비는 허공에 방울방울 '멈추어'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둥근 물방울의 형태를 가지고서.
당신은 이해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상황에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3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무어라 말하든
하미는 당신의 손을 강하게 마주 잡고 눈을 감습니다.
피부 위로 새겨진 무늬는 하미를 집어삼킬 듯 반짝이고.
어디선가 불어오는 매서운 바람에 숨을 쉬기도 어렵습니다.
별자리가 촘촘히 수놓인 하미에게서,
우리에게서 빛이 쏟아집니다.
중력이 배로 느껴지는 기분에 속이 울렁거려요.
허공에 방울방울 매달린 비는 여전히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미가 입모양으로 어떤 말을 전합니다.
“이번 주 내내 맑은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열대야 역시 지속적으로…”
창밖은 맑으매 푸른 하늘은 눈이 부십니다.
무더운 여름은 건조한 탓에 비는 내리지 않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정적을 깨뜨립니다.
당신의 손을 잡고 있던 상대는 어디로 갔나요?
집안에 남은 건 맑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햇살,
그리고 당신 뿐입니다.
| 기준치: | 75/37/15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꿈인가..?
마치 영화 속 장면이 빠르게 전환되듯,
페이드아웃없이 한순간에 뒤바뀐 세상.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이런 꿈을 꾸다니..
만화 좀 적당히 봐야겠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되고
원한다면 바로 학교를 갈 준비를 해도 됩니다
어떻게 할건가요?
다시 볼 수 있는 곳은 [창밖], [하미가 있던 곳], [뉴스] 등이 있습니다
푸른 하늘입니다.
작은 구름 몇 점이 동동 떠 있고,
햇살은 눈이 부시게 쏟아져 내립니다.
먹구름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하미가 있던 곳을 본다)
하미에게서 뚝뚝 떨어졌던 물마저 사라졌습니다.
손으로 만져본 가구들은 모두 마른 상태입니다.
(뉴스를 봅니다)
기상캐스터가 주간 날씨를 알려주는 중입니다.
맑음, 맑음, 그리고....
맑음.
장마철인데도 이렇게 맑은 날이 지속되는 건 드문 일이라고 합니다.
분명 전부 비였는데....
날짜나 시간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기억하던 그때 그대로입니다.
헉 설마 그게 다 꿈이라면..!
(부엌으로 가서 티백을 확인해봅니다)
여전히 텅 비어 있는 찬장입니다
진짜로 형이 다 먹은거라고?
제일 꿈 같은데......
.....학교나 가자..
그 외의 다른 것을 살펴보아도 평범하고 익숙한 당신의 집일 뿐입니다.
창밖은 그늘마저 푸르러 바다를 베러 옮겨둔 듯한 착각을 일으킵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매미소리,
물감을 풀어둔 푸른 하늘,
건조한 여름.
꿈이라도 꾸는 걸까요?
쏟아지는 햇살에 이처럼 눈이 따가운데도?
폭우도 하미도, 그리고 반짝이던 무늬마저 일어날 수 없는 일인게 틀림없잖아요?
내일 학교에서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분명 학교에서 만나자고 말했었죠.
대체 오늘 겪은 일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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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
멀게만 느껴지던 단어가 오늘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펄럭이는 교복들이 흰나비처럼 이곳저곳 쏘아 다니네요.
어제 일어났던 일들이 생생한 꿈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 일을 빼면 이 여름은 평범한 하루와 다를 것 하나 없어,
당신은 배로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정말 꿈이었을까요?
걸음은 느릿해집니다.
보통은 횡단보도를 건너,
가로등 두어개를 지나면 빨리 오라고 외치던 하미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친구1:야, 그거 들었어? 오늘 정상수업이래.
당신의 어깨에 자연스레 팔을 걸치는 건,
다름 아닌 같은 반 친구입니다.
여전히 하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어떻게 개학식날 바로 정상수업을 해~..!!
(폰으로 전화를 걸어봅니다)
친구1:아 그니까 말이야... 아, 날도 좋은데...
하미에게 연락해봐도
신호음만 이어질 뿐
전화를 받을 수 없어 라는 말만 반복되네요
친구1:보통 이때 장마철이라서 비와야 하는데
어떻게 비가 한 번을 안 오냐...
비....(어제 비가 온 건 진짜 꿈인가?)
그러게~..
친구1:(어깨 흔들흔들) 야 왤캐 힘이 없냐
뭐 여름 감기라도 걸렸어?
음
암튼 안 걸렸어~!
친구1:(어깨를 으쓱이다가)아 맞다! 동아리 보고서!
야야 너 먼저 가!
걸음을 멈춘 친구는, 뒤를 돌더니 왔던 길 위를 냅다 달리기 시작합니다.
무언갈 두고 온 모양이네요.
덩그러니 남겨진 당신의 뺨 위로 푸른 나뭇잎 하나가 떨어집니다.
중력을 따라 떨어진 잎은 한가득 여름을 담아 푸르기만 합니다.
그리고...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4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생각해보니 그 친구는 하미와 친분이 있었습니다
당신과 하미가 언제나 함께하는걸 아는 친구였는데
왜 오늘은 언급하지 않았을까요
의문도 잠시, 교문 앞 횡단보도입니다.
신호를 기다리며 건너기 전,
당신에게 전화 한 통이 도착하네요.
휴대폰이 가볍게 진동합니다.
화면을 보면 저장되지 않은, 처음 보는 번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 누구지
스팸인가?
연락 올 곳도 많네~ 인기있는 삶은 피곤해!
중요한 거면 문자하겠지?
(끝까지 안 받아봅니다)
전화가 뚝 끊깁니다
이윽고 다시 전화가 울립니다
무시할건가요?
(전화를 받아봅니다)
전화를 받으면, 휴대폰 너머로 옅은 숨소리가 들립니다.
한참을 얘기하지 않은 채, 그저 숨소리만이.
역시나 잘못 건 전화일까요?
여..여보세요?
누나!!
그런 생각이 무색하게도 전화를 건 이는 하미입니다.
불안하고, 여유가 사라진 그 목소리는 볼품없게 느껴져요.
동시에 그가 낯설기도 합니다.
왜 연락했는데 안 받아써어.....
세화야, 내 이름 기억해?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연하게도 하미의 이름을 떠올립니다.
누나 근데 갑자기 이런 건 왜 물어봐?
뭔 일 있어?
그나마 다행인가...
아직 기억이 다 돌아온건 아닌 것 같네
어...? 그래? 그럼 학교에서 얘기해줄게! 나중에 학교에서 보자~
보행자용 신호등 불이 초록색으로 바뀝니다.
횡단보도, 그 하얀 선을 따라 걸을 때 즈음 하미가 중얼거립니다.
매미가 우는 소리에 묻혀버릴 정도로,
아주 작은 목소릴로.
세화야... 나 얼굴이 사라지는 중이야....
...이게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인가요?
그러나 하미는 장난을 치는 기색이 아닙니다.
얼굴이 사라진다는게 무슨....?
휴대폰 너머의 표정까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있습니다.
그리곤 전화를 뚝,
바로 끊어버리네요.
분명 말도 안 되는 소리일 텐데.
일상과 비일상 사이에 정신이 멍해집니다.
그러나 의문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끼익-!
큰 소리에 심장이 덜컹, 내려앉습니다.
당신의 눈앞, 가까운 거리를 두고
아슬하게 멈춘 차 옆으로 한 학생이 넘어져 있습니다
부딪히진 않았지만,
모두가 웅성거리며 횡단보도 쪽을 쳐다보네요.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헉
운전자와 학생은 무어라 얘기하는 중입니다.
그리고, 그 차로 시선을 옮기면…
바퀴가 없습니다.
잘못 본 걸까요?
눈을 두어번 깜빡이자 그제야 바퀴가 보입니다.
소란도 잠시, 지각을 피하고자 모두 다시 학교로 걸음을 옮깁니다.
물론 당신도 그래야겠죠.
오늘 하루의 시작이 묘하고, 또 불안 불안하게만 느껴지네요.
한층 한층 계단을 오르다 보면 당신의 반이 보입니다.
오늘따라 파아란 창밖을 무섭게도 아름답습니다.
(반 안으로 들어간다)
띠리링-
힘차게 울리는 수업 종.
재잘거리던 아이들도 자리를 찾아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선생님께선 여느때와 다름없이 수업을 시작합니다.
"예문에도 나와 있듯이 관계부사를 써야 하므로..."
"...에서, 그러므로 빈칸에 들어갈 말은."
몇 아이들이 답합니다.
동시에 선생님께선 당신을 탐탁지 않게 쳐다보네요.
선생님:세화가 오늘 영 집중을 못 하는 것 같네. 아까 말한 빈칸의 답, 한번 불러보렴.
모두의 시선이 당신에게 쏠립니다.
흔들림 없는 올곧은 시선을 보자,
왠지 모를 불편함을 느낍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때, 복도 쪽 창가를 익숙한 인영이 스쳐 지나갑니다.
햇빛을 받을때 빛나는 푸른 머리,
하미와 비슷한 키,
하미와 비슷한 분위기까지.
선생님:정세화?
네 네??
아
어어..Where..이요....?
선생님:그래 맞아
선생님께선 벙긋하는 입으로 무어라 얘기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내용이 당신에게 중요한 것이었을까요?
왠지 모르겠지만 당신은 하미를 붙잡아야만 할 것 같습니다
쌤! 저 화장실 다녀와도 돼요?
선생님:(한숨) 다녀와
평소답지 않는 듯한 당신의 태도에
몇 아이들은 이상하게 보기도 했습니다
모두 무시하고 복도로 향하면
흔들리는 머리칼은 이미 계단을 오르고 있습니다.
헉 (쫓아간다)
위로, 그리고 다시 위로,
어느 교실에선 시를 읊는 소리가,
어느 교실에선 공식을 정의하는 소리가.
계단을 오르는 이는 당신과 하미 뿐입니다.
하미는 뒤 한 번 돌지않고 계속해서 계단을 오르네요.
숨이 부족해집니다.
한참을 걷던 다리가 저릿해질 때 즈음,
당신은 활짝 열린 옥상 문을 보게 됩니다.
어? 옥상 문이 왜 열려있지..?
끼익-
문을 열고 옥상에 발을 딛자,
철조망 밖 너른 하늘을 보는 이가 그곳에 서 있습니다.
흩날리는 머리칼은 왼쪽에서, 다시 오른쪽에서.
바람의 방향은 초 단위로 달라지고,
하늘 위 구름은 못이 박힌 듯 움직이지 않습니다.
펄럭이는 교복,
흔들리는 푸른색 머리카락.
(가까이 다가간다)
당신이 가까이 다가오자 하미는 천천히 뒤를 봅니다.
아, 그 얼굴은 분명....
햇빛이 닿을 때 반짝이는 푸른 머리칼,
언제나 가볍게 목을 풀어헤치어서 가볍게 흩날리는 넥타이
당신보다 조금 작아서 내려다보곤 했던...
그 얼굴은 지우개로 문댄 듯 보이지 않습니다.
흐릿하고 뿌연 안개가 낀 것처럼
그 얼굴만을 알아볼 수 없습니다.
| 기준치: | 73/36/14 |
| 굴림: | 3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에게.
그리고 하미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건가요?
블러 처리가 된 듯한 그 얼굴에 몸이 반사적으로 얼어붙습니다.
나는 제대로 기억하고 있어?
울먹이는 표정
아니, 저걸 표정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흐릿한 얼굴은 여전히 뿌옇기만 합니다.
...눈은 어떤 색이었고,
어떤 모양이었고,
또 어디에 자리 잡고 있던지.
당신마저 그 얼굴을 떠올리기 힘들어집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당신이 가진,
하미에 관한 기억들 역시 하나둘씩 지워지는 중이란 것을요.
누나...나 어떡해?
기억이 잘 안 나..
혼란스러운 마음에 심장이 평소보자 빠르게 요동칩니다.
가는 침묵이 흐른 후 하미는 세화를 와락 끌어안습니다.
쿵, 쿵.
엇박자로 뛰는 심장 박동 소리.
떨고 있는 손.
괜찮을거야...
누나 사진을 봐도 안 보이려나..?
... 아마, 내 사진도 이젠 없을거야.
기억나는대로 어디 적어둘까 했는데 소용이 없겠네..
하미누나 그럼 이대로 사라지는거야..?
이전에 있던 것들이 지워지는 중이었거든...
헉 그럼 일단 미리 적어둬야하는 거 아니야?! 누나에 대한 기억이 더 사라지기 전에...
애초에 우리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기억 못 하는 것 같네
보통은 이쯤에서 너의 기억도 돌아와야 하는데 안 그러는 거로 봐선... 뭔가 잘못된게 맞나 보네
응...?
여긴 우리의 원래 세계가 아니야
헉 그럼 여긴...어디야?
아까 여기가 어디냐고 물었지
그때 차원의 관문이라는걸 쓰게 됐는데
어떤 곳에선 우리가 성인이 되었기도 하고, 판타지에 간 적도 있는데...
그런 경험을 했는데도..!
물론 언제나 사랑스러운 미소년이었겠지만~!
근데....그럼 여긴 누나가 없는 세계야...?
나는 멀쩡한데 왜 누나만 사라지는 거야?
때문에... 갈 수 있는 거지만..
나도 잘 모르겠어서...
영화도 아니고, 상식적으로 일어날만한 일은 아닙니다.
제물과 차원의 관문, 우주 미아와 다른 세계.
동시에, 기이하게도 익숙한 이야기입니다.
우주를 건너, 먼 은하를 건너, 다른 세계로 함께.
마치 당신이 겪은 일처럼.
모든 것을 떠올린 당신
| 기준치: | 73/36/14 |
| 굴림: | 75 |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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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누나....
비가 멈추는 것은 주문진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이었습니다.
그러니까, 비가 쏟아지던 그 여름도,
맑고 화창한 이 여름도,
모두 우리의 진짜 여름이 아닙니다.
우린 원래 세계를 찾아 한없이 우주를 넘나들었죠.
그 과정 중 일시적으로 기억을 잃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여름인데도 신선했던 어느 세계,
잘못된 위치에 떨어져 바다에 빠졌던 우리,
겨울 별자리가 보이던 또 다른 세계.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집을 찾아서, 다음 세계로.
그렇다면 왜, 이번 평행세계에서 하미는...
사라지는 중인 걸까요?
하미의 존재 자체가 없었던 세계 또한 이번이 처음입니다.
무언가 잘못된 것처럼.
여기선 어째서 되지 않아
앗 근데 그러다가 누나만 두고 가면 어떡하지..
(스륵 손을 내리고 잡아 끌어 철조망에 기댄다) 그러니까 일단은 나에 대해 메모해서라도 잊지 않게 해보자
흐르지 않는 몽글한 구름이 그림자를 만들어내면,
우리가 선 곳의 짙은 파랑이 가려집니다.
하미가 건넨 작은 수첩과 연필을 받습니다
당신을 위해 옆자리를 가볍게 쓸어내리는 그 손은,
미약하게 떨리는 그 손은.
하미의 얼굴처럼 흐려지고 형태를 잃고 있습니다.
이건 잊지 않기 위한 기록입니다.
그저 희망사항일지라도.
(이름을 적어봅니다 소..하...미..)
내 취미나 좋아하는 거?
내가 잊어버려도 이걸 보면 기억할 수 있을거야..!
일단 마저 적자..
내 나이는 여기 세계에선 19살이지만 원랜 20살이었어
여전히 우린 2살차니까 잊지 말고!
(19살...원랜 20살.....끄적끄적)
눈색이 너랑 비슷하면서도 내가 좀 더 어두워
그래, 정세화 너~
누나밖에 모르는....ㅎㅎ
(좋아하는 것! 게임, 공포영화....그리고 세화!!☆☆☆ 중요하니까 별 3번!)
별이 안 쳐도 될 것 같은데~
(별 한 번 더!!)
정말 중요한 거니까~
남자친구라고...
(갑자기 부끄러워지기...)
못 들었는데에~....뭐라구?
적지 말든가!(흥)
(...세화!!☆☆☆☆ ←남자친구임!)
아니면 이 정도면 괜찮을까?
응! 이정도만 적자!
취미, 좋아하는 것, 하미와의 관계나 일화,
우리가 함께했던 추억들.
기억해달라는 말과 함께 어느정도 정보를 적었을 때 즈음,
하미의 목소리마저 뭉툭해져 알아들을 수 없게 됩니다.
하미는 세화의 손 위에 손을 겹칩니다.
그리고 깍지를 껴서 꽉 붙잡습니다.
이 감촉조차 낯섭니다.
흐릿해지는 기억을 애써 붙잡아도,
모든게 낯설고 어색하기만 합니다.
세화는 나 없으면 못 사니까
당연히 날 기억하겠지~
응, 누나 사랑해~
...세화야, 내 이름 불러줄래?
이대로 사라지면 어떡하지..
아까보다 더 안 보이는 것 같기도..
하미누나..
...
...하미야.
불안하게 떨리는 그 목소리.
하미는 자신의 이름을 한참동안 불러달라고 속삭입니다.
그 이름 역시 떠올리기 힘들어질 때면,
□□□는 천천히 눈을 감습니다.
흰 물감을 군데군데 풀어둔 하늘 아래,
한 사람의 그림자가 서서히 지워집니다.
기대어 느껴지던 무게가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
□□□,
□□□....
우린 차원을 넘기 전,
집으로 돌아가길 빌며 속삭이곤 했죠.
이렇게, 지금처럼.
여름은 맑은매 푸른 하늘은 눈이 부십니다.
무더운 여름은 습하지만 비는 내리지 않고,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정적을 깨뜨립니다.
데자뷔처럼 옥상에 당신만이 홀로 남아있습니다.
| 기준치: | 72/36/14 |
| 굴림: | 94 |
| 판정결과: | 실패 |
손에는 힘껏 구겨진 수첩,
급하게 휘갈겨 쓴 티가 역력한 글이 남아 있네요.
가장 크게 □□□에 대한 정보라고 적혀있으며,
그 아래로는 누군가의 사소한 정보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 □□□, □□□….
절대 잊어선 안 될 이름인데도 왜 이렇게 기억이 흐릿한지
이젠 여름이 원망스럽게 느껴집니다.
□□□를 되찾고,
이 세계에서 탈출하는 방법을 찾아야만 합니다.
오로지 당신의 힘으로만, 홀로.
한참을 된다고 하여 방법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철조망에 오래 기댄 탓에 몸이 찌뿌둥하기도 하네요.
툭,
당신이 움직이자 가벼운 종이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작은 쪽지를 열면 다음과 같은 글이 보입니다.
도서실...? 누나가 뭔갈 남겨두고 갔구나
헉 근데 지금 시간이 얼마나 흘렀지?
(시간을 확인해봅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6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암호 같기도 하지만, 당신은 머지 않아 알아차립니다
도서실 창구번호를 표기한 것 같네요.
띠리링-
...그사이에 수업 하나를 완전히 빠진 것 같습니다.
잠시 등골이 오싹해지네요.
아니, 생각해보면 이곳은 진짜 세계가 아니므로 상관없는 일이죠.
어쨌든 쉬는 시간입니다.
이름도, 성격도, 함께한 추억도,
그 모든 게 조각난 사람이 마지막으로 한 부탁만이 남은.
쉬는 시간이니까 도서실로 가봐야겠다...!
(도서실에 갑니다)
작게 피고 있는 불안감에
발걸음이 빨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머릿속은 어지럽고, 울렁거리는 속은
이 계절을 완전히 받아내지 못합니다.
그 아이는 어떤 표정을 지으며 웃었던가요?
구겨진 수첩에는 옅은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도서실에 도착하면 [종교], [예술], [언어]가 적힌 책장들이 빼곡합니다.
사서 선생님께선 보이지 않네요.
200번대 책들로, 다양한 종교에 관한 책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19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런 미신도 있구나~
(다른 책은 없나 두리번거립니다)
여기엔 별다른 건 보이지 않는 듯 합니다
다른 번호대로 가볼까요?
600번대 책들로, 다양한 예술에 관한 책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19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우와 아름답다~
음....
(별자리 무늬를 자세히 봅니다)
어디선가 익숙한 별자리입니다
누군가로부터 봤었던 것만 같은...
꿈..? 아니 다른 세계였었나...?
더 살펴볼 건 없는 것 같으니
다음 번호대로 가보나요?
700번대 책들로, 다양한 언어에 관한 책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95 |
| 판정결과: | 실패 |
□□□에 관한 기억이 조금 더 흐려집니다.
수첩을 한 번 더 봐야겠어요.
(급하게 수첩을 열어본다)
겨우 기억을 붙잡습니다
다시 책을 살펴보나요?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차례차례 책장을 살피다보면
드디어 800번대 [문학] 책장을 발견하게 됩니다.
쪽지에 적힌 창구번호, 840.01이12꽃.
그것은 <꽃갈피>란 제목의 얇은 영문 시집이었습니다.
꽃으로 책갈피를 만드는 방법과 짧은 시들이 실려있습니다.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꽃을 여러번 말려야 한다고 하네요.
우리의 여름을 닮았습니다.
수없이 반복한 탓에,
심장에 꽂을 수 있을 정도로
얇게 마른 우리의 NN번째 여름.
책에는 쪽지 한 장이 끼워져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누군가의 이름이 적혀있습니다.
□□□, □□□, □□□…
그래요, 소하미.
외부세계와 가장 강하게 연결되어 있고,
이 거짓된 세계를 부술 수 있는 한 단어.
이 거짓된 세계는
한사람만을 지우고 평화롭고 고요합니다.
이곳의 여름에는 의미가 없겠죠.
이제 그 이름을 불러요.
거짓된 여름을 부숴요.
남을 기억하고, 형상화할 수 있는 최고의 단어를.
하미를 오롯이 기억하는 당신의 입으로.
....소하미..!!!
깜빡
당신이 하미의 이름을 부르자,
모든 기억이 선명해지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세계의 소리가 멈춥니다.
맴맴 울던 매미의 소리,
복도에서 재잘재잘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
바람에 커튼이 흔들리는 소리까지.
시간이 멈춘 듯 이곳은 고요해집니다.
기이한 침묵.
충분히 겁먹을 만한 상황인데도,
되게 익숙하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6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깜빡이던 형광등이 꺼지고 맙니다.
정전일까요?
아니... 창밖을 봐요.
창밖으론 하늘, 땅이랄 것도 없이
검은 우주가 펼쳐져 있습니다.
어지러울 정도로 새까만 밤과 반짝이는 은하수,
촘촘히 박힌 별들.
건물도 도로도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짙고, 또 짙은 밤하늘이 전부입니다.
| 기준치: | 71/35/14 |
| 굴림: | 4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깨닫게 됩니다.
이 거짓된 세계가 부서지고 있다는 것을요.
모두가 사라지고,
오로지 당신만이 이곳에 남아 있습니다.
아니, 혼자가 아니라...
운동장이었던 그 너른 공간 한가운데,
우주 위로 하미가 동동 떠 있습니다.
반짝이는 별들 사이의,
중력을 무시한 채 흩날리는 하미의 머리카락.
마치 그림의 한 폭 같습니다.
물론 감상이 이어지기도 전,
그녀는 당신을 향해 무어라 소리치네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7 |
| 판정결과: | 실패 |
웅웅거리는 하미의 말이 정확히 들리지 않습니다.
다시 들어볼까요?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쿠궁
무언가 무너지는 소리와 함께 별가루들이 흩날립니다.
어라?
그러나 당황하던 것도 찰나.
정신을 차리면 100번, 600번, 800번.
책장들이 모두 별가루가 되어 사라지고 있어요.
심지어... 도서실 전체가, 학교 전체가.
당연하죠
이 세계를 부수는 단어를 당신이 읊었잖아요.
주변을 둘러보면 마땅한 탈출구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대로 잔해 속에 깔리는 건 아닌지....
다행히도 창문이 보이네요.
아니, 이게 다행인가요?
지금이 당신이 있는 층은 1, 2, 3...
떠올리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그러나 다른 방법이 없어요.
부서지는 학교, 창문 아래의 하미가 소리칩니다.
(창문 아래로 뛰어내립니다)
창턱을 밟고 아래로, 다시 아래로.
별가루가 흩어지매 까만 우주는 눈이 부시게 아름답습니다.
이어질 추락에 눈을 질끈 감아도,
당신은 아주 천천히.
중력을 무시하고 아주 천천히.
바람 따라 나는 민들레씨처럼 느릿하게 떨어집니다.
와락,
그런 당신을 하미는 쉽게 그러안아 잡습니다.
여전히 흐릿하지만,
그 얼굴의 이목구비는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어요.
나풀거리는 머리카락 탓에 꼭 물에 빠진 것만 같습니다.
이윽고 외부 세계로 나가기 위해,
외부 세계와 가장 강하게 연결된 그녀가 묻습니다.
누, 누나..! 나 안 무거워?
그전에! 내 이름!
내 이름 기억하지?
소하미! 하미누나!
당신이 대답하자, 하미의 얼굴이 되돌아옵니다.
당신이 대답하자, 반짝.
둘의 팔에 새겨진 주문진에 빛이 들어옵니다.
당신이 답을 하자,
모든 별가루가 허공에 둥둥 뜬 채로 멈춥니다.
그러니까 이젠 정말로 같이 집에 돌아가자
답을 들은 하미가 당신의 두 손을 잡습니다.
피부 위로 새겨진 별자리와 같은 무늬가,
애초에 하나였던 것처럼.
둘의 팔을 타고 이어져 반짝입니다.
우리의 눈에는 푸른 빛이 스칩니다.
어디선가 매서운 바람이 불어오고,
중력이 배로 느껴지는 기분에 속이 울렁거립니다.
하지만, 이건 모두 집으로 돌아가기 위한 일이었잖아요?
부서져 가는 세계,
거짓된 세계,
꾸며진 여름.
우린 그것들을 두고 차원의 관문을 넘을거에요.
어쩌면 다시 우주 미아가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 눈앞의 상대가 환히 웃습니다.
마주 잡은 손이 웅웅, 진동하며 가볍게 떨립니다.
이번에는 어쩐지 감이 좋아요.
여름을 말려 심장에 꽂는 법.
수없이 반복한,
수없이 넘은 이 여름을.
당신의 마지막 대답으로
강한 빛이 주문진에서 쏟아집니다.
우린 차원을 넘기 전,
집으로 돌아가길 빌며 속삭이곤 했죠.
이렇게, 우주 한가운데에서,
서로를 보며,
지금처럼.
하나.
둘.
셋.
...
깜빡.
kpc: 생환 / PC: 생환
보상: 진행 중 감소한 이성 전체 회복, 우리가 살던 세계.



